해방촌에 위치하고 있는 전통주 바 '산솔(SANSOL)'
산솔은 이탈리아 요리 전문학교 ICIF에서 함께 공부한 두 요리사가 의기투합하여 지난 6월경 해방촌에서 오픈한 전통주 바이다.
이탈리아, 호주 등지에서 줄곧 양식 요리만을 해오던 김호근, 민연홍 대표가 한국 전통주의 매력에 빠져서 본격적으로 한식을 시작하게 되었다고 한다.
산솔에는 청어 된장무침, 닭냉채, 스지 수육 등 한식 스몰 플레이트(Small Plate)와 30-40가지에 달하는 전통주가 준비되어 있다고 하며, 한식이라는 기본 틀 아래서 재료 본연의 맛을 살리는데 집중하면서 가니 시(Garnish)나 플레이팅 방식에서는 양식 터치를 자연스레 녹여내고 있다.
전통주는 두 요리사가 직접 시음한 뒤 고른다고 하는데, 맛의 다양성을 고려하여 다양하고 조화롭게 구비해 놓고 있다고 한다.
한편은 약주와 증류주로, 또 다른 한편은 탁주로 구분하여 셀러를 마련하였다는데, 이유는 약주와 증류주의 경우 낮은 온도에서 향이 발현되지 않기 때문에 탁주보다 높은 온도로 보관하기 위함이라고 한다. 이들의 전문성이 돋보이는 부분이다.
산솔(SANSOL)의 공동 대표이자 셰프
휘파람 소리를 낸다는 산솔새 모양의 스테인드글라스 간판이 반겨주는 공간은 자연적인 느낌과 한국적인 분위기를 추구한 결과물이라고 한다.
특히 산솔 바 매장 내에 비치되어 있는 목제 가구들은 모두가 공방에서 제작한 것이라고 하는데, 바 좌석 의자 등받이에는 처마 형태를 넣고, 낮은 테이블의 의자는 정자의 난간 모양으로 디자인하는 등 전통주 바 같게 한국적인 디테일이 돋보이는 부분이다.
입구 문의 손잡이 위에 조각한 호리병도 유심히 봐야지만 비로소 알아차릴 수 있는 포인트다. 한지를 덧대어서 은은하게 빛을 내는 조명이 낮은 조도를 유지하고 있으며, 송유미 작가의 오일 파스텔화가 편안하면서 따스한 느낌을 더해 주고 있다.
고등어 초회(좌)와 스지 수육(우) 모습
고등어 초회는 시메사바(고등어 절임)에 한국적인 터치를 더한 메뉴이다. 개인적으로 고등어회를 너무 좋아하는데 사진만 보아도 그 비릿한 맛이 전해져 오는 것 같다.
고등어를 식초 물과 소금에 차례로 절인 뒤에 올리브 오일과 식초, 생강을 혼합하여 만든 생강 드레싱을 두르고 적양파 피클과 딜, 핑크 페퍼를 가니 시로 올려놓는다. 여기에 회를 쌈 싸 먹는 방법에서 착안하여 백김치를 곁들였는데, 녹진한 초회 맛에 상큼한 포인트가 되어준다.
‘스지 수육’은 푸짐하게 즐길 수 있는 안주 요리를 스몰 플레이트(Small Plate)로 준비한 메뉴이다. 소 힘줄을 간장 육수에서 부드럽게 삶아낸 뒤 초간장을 얹고, 간장으로 무친 영양 부추를 올려서 낸다. 이 메뉴와 어울리는 술로는 증류주 가운데 약재 향이 은은하게 드러나는 감홍로가 제격인데, 곁들여 먹는 것을 추천한다고 한다.
산솔(SANSOL) 내부 모습
산솔 위치는 서울특별시 용산구 신흥로 47에 있다. 가격대가 궁금하기는 한데, 고등어회 사진을 보는 순간 언제 방문할까 가 먼저 떠오르는 바(Bar)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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