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원이 다른 골프여행이 가능한 튀르키예 지중해 연안지역으로 ‘안탈리아’를 소개한다.
우리는 현재 중간이 사라지는 시대에 살고 있다. 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가 2023년 10대 트렌드 키워드 중 하나로 ‘평균 실종’을 꼽고 있는데, ‘평균, 기준, 통상적인 것들의 개념이 무너지고 있다’라며 ‘평균 실종’은 어떻게 보면 양극화의 다른 말로 이해된다.
'평균 실종'은 부의 쏠림과 소비의 양극화가 대표적인 특징이다. 골프 여행에서도 이 같은 현상이 나타나는데, 엇비슷한 일정 및 골프장 나열이 아니라 평균을 뛰어넘는 골프 여행이 주목받는 이유이다.
리키아 링크스 안탈리아
2022년 6월, 터키는 국호를 튀르키예로 변경하였거, 새로운 국호는 ‘터키인의 땅’이라는 뜻이다. 이 땅에는 신들의 휴양지라고 불리는 안탈리아가 있다. 마치 튀르키예라는 새로운 국호처럼 다소 생소할 수 있지만 고급 리조트들이 즐비한 지중해 최대의 휴양지이다.
최근에는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의 동원령을 피해서 안탈리아로 이주하려는 러시아인 급증하고 있어 안탈리아 부동산 가격이 최고 10배까지 폭등했다는 뉴스가 소개된 지역이기도 하다.
안탈리아는 러시아 및 유럽 관광객들이 즐겨 찾는 대표적인 휴양지로 전형적인 지중해성 기후 지역이다. 여름철은 고온 건조, 겨울철은 온난 다습한 기후를 보인다. 여름에는 작열하는 태양을 찾아 몰려드는 관광객들로 객실 가격이 천정부지로 올라 예약이 쉽지 않다고 한다.
뜨거운 여름이 지나고 가을, 겨울로 접어들면 안탈리아 모습도 달라지는데, 관광객들이 떠난 빈자리는 세계 여러 나라들로부터 동계 훈련 캠프가 차려진다. 2022년 1월 한국 축구대표팀이 선택한 전지훈련 장소도 안탈리아였다.
여행 경비와 기간에서 자유로운 편이라면 열정 가득한 아마추어 골퍼에게도 선망의 여행지가 될 수 있다. 사실 튀르키예는 골프와는 거리가 먼 나라이고 극소수의 골프 인구로 이스탄불에 고작 3개의 골프장이 있을 정도이다. 하지만 안탈리아는 다르다. 여기에는 11개 골프클럽과 17개 골프 코스가 있다.
안탈리아는 튀르키예가 해외 관광객 대상으로 골프를 특화하여 조성한 지중해 골프 성지 같은 곳이라고 할 수 있다. 17개 골프 코스는 안탈리아 시내에서 30분 정도에 위치하고 있는 벨렉(Belek) 지구에 몰려 있어서 안탈리아 내 어떤 리조트에서도 약 15분 내로 이동할 수 있다.
●안탈리아 주요 골프 코스
▷리키아 링크스 안탈리아 Lykia Links Antalya
유럽 TOP 100 골프코스에 항상 이름을 올리고 있는 근사한 곳이다. 아침 일찍 방문하면 클럽하우스에서 지중해 일출 감상도 가능하다. 물결처럼 근사하게 굴곡진 페어웨이와 듬성듬성 서 있는 올리브 나무, 그 너머의 푸른 바다는 마음을 편안하게 해 준다. 이곳은 2008년에 개장하였으며 골프장 측은 지중해 최초이자 유일한 정통 링크스 코스라는 자부심이 크다고 한다.
리키아 링크스 안탈리아
18홀, 파 73(6,901 미터)의 골프 코스는 훌륭하고 아름답지만 길고 어렵다. 페어웨이는 굽이치고 그린도 까다롭고 빠른 편이다. 러프에 들어 간 공은 포기해야 하고 벙커도 조심해야 한다. 바람이라도 불면 대략 난감하게 된다.
핸디캡 1인 13번 홀부터 16번 홀까지 4개 홀은 바다를 옆에 두고 이어져 있는 그림 같은 풍광과 달리 출렁이는 페어웨이와 크고 작은 언덕으로 최고의 집중력이 필요하다. 다소 실력이 부족한 골퍼는 신선한 경험으로, 상급자는 재미난 도전으로 충분히 기억해 남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 리키아 링크스는 안탈리아 다른 골프장에서 라운드 한 후 울창한 숲과 나무에 지칠 때쯤 방문하면 더 큰 만족을 느낄 수 있다.
쿨리난 링크스 골프클럽
▷쿨리난 링크스 골프클럽 Cullinan Links Golf Club
다이아몬드 원석이라는 뜻의 골프 코스. 최초에는 27홀이었었는데, 새로 9홀을 추가하면서 올림포스(5,641 미터) 코스와 아스팬 도스(5,463 미터) 코스로 36홀 규모가 되었다. 쿨리난 리조트에서 운영 중인 전형적인 리조트 골프장으로 해안가를 따라 링크스 요소를 가미했지만 어렵기보다는 오히려 즐겁게 웃으면서 플레이하기에 적당하다.
전장이 다소 짧고 홀 간의 거리도 가까워서 카트보다는 걸어서 느긋하게 플레이하기가 추천된다. 다만 홀이 바로 붙어 있고 구분이 모호해서 공이 넘어오거나 하는 경우가 있다고 하니 조심해야 한다. 새로운 9홀 중 첫 홀인 올림포스 1번 홀에서 티샷 후 그린에 도착하면 이색적인 경험이 기다린다.
그린 주변으로 바다가 펼쳐져 있고 영업 중인 해변 노천카페가 있는데 많은 갤러리 속에서 티샷을 하는 프로다운 경험도 가능하다. 티잉 그라운드와 페어웨이가 해변 산책로와 가까이 있어서 수영복 차림 투숙객과 나란히 걸을 수 도 있고 비치 발리 볼을 주우러 오는 꼬마도 만날 수 있다.
글로리아 골프 클럽
▷글로리아 골프 클럽 Gloria Golf Club
1997년 문을 연 챔피언십 올드 코스는 6번의 LPGA 대회를 개최한 이력이 있다. 글로리아 호텔&리조트는 30여 년 전통의 복합 리조트로 골프장과 축구장 등이 광활한 대지위에 있으며 튀르키예서는 유일하게 45홀 정규 코스를 갖춘 곳이다. 올드코스(파 72, 6,529 미터), 뉴코스(파 72, 6,523 미터), 베르데 코스 (파 35 2,923 미터) 등 코스가 전반적으로 길고 풍광도 훌륭하다.
안탈리아 골프 클럽
▷안탈리아 골프 클럽 Antalya Golf Club
PGA 술탄(PGA Sultan, 18홀) 코스와 파사(Pasha, 18홀) 코스가 있는 36홀이다. 술탄 코스(파 71, 6,477 미터)와 파사 코스(파 72, 5,731 미터)는 난이도와 규모 모두 완전히 다르다.
술탄 코스는 벙커만 122개에 호수가 15개로 보기에는 예쁘지만 까다로운 편으로, 가볍게 플레이하기를 원한다면 파사 코스가 더 적당하다. 술탄 코스는 2012년에 타이거 우즈, 저스틴 로즈, 로리 맥킬로이 등이 참가한 터키항공 월드 파이널이 개최되기도 하였다.
맥스 로열
▷맥스 로열 Montgomerie Maxx Royal
맥스 로열 리조트가 운영하고 콜린 몽고메리가 설계한 매우 럭셔리한 18홀(파 72) 코스이다. 2008년 개장한 이래 2013, 2014, 2015, 2019년에 걸쳐 터키항공 오픈을 개최한 바 있다. 블랙(6,522 미터)과 실버(5,862 미터), 골드(5,527 미터), 레드(4,922 미터) 티가 있는데 티 박스에 따라 난이도 차이가 크다.
울창한 나무와 호수가 잘 어우러져 있어서 그림 같은 뷰를 자랑하며 코스 관리도 훌륭하다. 그린도 매우 빠른 편으로 플레이를 재미있게 할 수 있다. 후반 9홀은 조명 시설이 있어 야간 플레이도 가능하다.
코넬리아 골프 클럽
▷코넬리아 골프 클럽 Cornelia Golf Club
코넬리아 다이아몬드 호텔에서 운영하는 총 27홀 코스이다. 1번 홀 시작으로 18번 홀까지를 킹 코스라고 하고, 19번 홀에서 시작 9번 홀에서 아웃을 하면 프린스 코스 10번 홀에서 27번 홀은 퀸 코스라고 한다.
어떤 코스든지 블랙티 기준으로 6,300 미터가 넘고 퀸 코스는 6,411 미터이다. 레이디 티도 4,900 미터가 넘는다. 닉 팔도가 설계하였다는 챔피언십 코스는 거리, 방향 모두를 잡아야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다고 한다. 코스가 긴 데다가 전체적으로 도그레그 홀이 많아서 티샷의 방향이 매우 중요하다고 한다.
티샷이 착지하는 지점에는 아름드리나무가 있어서 페어웨이를 지켜도 낙하지점에 따라 세컨드 샷 공략이 매우 곤란해지거나 엄청난 페이드나 드로우를 구사해야 할 수도 있다고 한다.
●특급 리조트에서 넉넉한 휴식과 더불어 반나절 일정으로도 안탈리아 투어가 가능하다.
안탈리아에 가면 골프 외에도 볼거리가 많다. 로마시대 유적부터 현대적인 테마파크까지 다양한 볼거리도 안탈리아의 매력이다. 벨렉 지구에서 30~40분 정도 거리에 가볼 데가 많아 라운드를 마치고 오후 일정으로 잡아도 좋다.
Kecili Park에서 바라본 항구와 해안가 모습
안탈리아 지역의 중심이자 구시가지 칼레이치(Kaleici)는 필수 관광코스인데, 칼레이치는 성벽의 안쪽이라는 뜻이며 안탈리아 구시가지 관광은 하드리아누스 문(Hadrianus Kepi)에서 시작된다. AD 130년 로마 황제였던 하드리아누스 방문을 기념해 만든 대리석 문으로 2,000년 가까이 출입구 역할을 하고 있는 안탈리아 여행의 상징과도 같은 곳이다.
남아있는 3개의 아치는 여전히 당시의 화려함을 보여준다. 좁은 골목들이 촘촘하게 연결된 구시가지는 옛 건물을 잘 보존하고 있어 과거의 느낌과 기념품점, 호텔, 카페 등 현재의 역할도 공존하는 공간이다. 구시가지 산책의 마침표는 Kecili Park전망대가 추천되는데, 탁 트인 지중해와 항구, 프라이빗 비치가 장관이다.
로마시대 모습을 재현한 요트들이 정박하고 있는 항구는 생선요리 레스토랑과 아이스크림 가게, 호객하는 상인들로 매우 북적인다. 저녁 시간엔 석양을 바라보며 로맨틱한 디너 식사를 즐길 수도 있는데 절벽 위에 위치한 시푸드 레스토랑 아르마(Arma)라는 곳은 최고의 명당 중 하나다.
아스펜도스 원형 극장
아스펜도스(Aspendos)는 옛날 지중해 동부의 주요 상업 도시로 은화가 최초로 주조된 도시 중의 하나로 알려져 있다. 현재는 도시의 모습은 사라졌고 로마시대 원형극장은 잘 보존돼 있다. 1만 명 이상을 수용 가능한 원형 극장은 당시 축제, 집회 등 다양한 용도로 사용이 됐었는데 마이크 없이도 극장 전체로 소리가 전달되는 음향 효과 등이 지금도 감탄을 자아낸다.
자세히 보면 윗자리 사람의 발 딛는 공간을 확보하여 무대 소리가 잘 전달되도록 굴곡을 넣어 만든 계단 등 당시의 건축 기술과 섬세함을 확인할 수 있다.
안탈리아의 리틀 디즈니랜드라고 불리는 더 랜드 오브 레전드
고색창연한 볼거리 외에도 안탈리아에는 리틀 디즈니랜드라고 불리는 더 랜드 오브 레전드(The Land of Legends)도 몇 년 전 오픈하였다. 놀이 기구와 워터파크가 있는 대규모 테마파크 그리고 운하를 따라 늘어선 쇼핑몰, 호텔들을 묶는 복합 시설이다. 일몰 후 화려한 조명과 더불어 분수쇼가 펼쳐져 연인이나 가족단위 방문객들로 사랑받는 곳이다.
●부담 없이 누리는 ‘올 인클루시브’의 매력
안탈리아 여행에서 빠트릴 수 없는 즐거움은 특급 리조트에서의 호사이다. 안탈리아 벨렉 지구 내 위치하는 대부분의 특급 리조트들은 올 인클루시브 시스템으로 운영되는데, 맥주와 음료, 스낵 등 객실 내 미니바는 매일매일 새로 채워지고 뷔페 레스토랑과 호텔 내 라운지, 비치 바 등에서 마시는 음료와 스낵도 전부 무료이다.
와인, 코냑, 위스키, 칵테일 등 주류도 어느 정도 등급까지는 무료이기 때문에 주당에겐 천국일 수 있다. 마음에 드는 아무 곳이나 자리 잡고 앉아있으면 직원이 다가와 필요한 것을 묻고 서비스를 제공한다. 스파 시설을 갖춘 리조트라면 사우나와 자쿠지 등도 편하게 이용할 수 있다.
현대적이고 럭셔리한 맥스 로열 리조트 모습
뷔페 외 좀 더 특별한 식사를 원하면 스테이크, 이탈리아, 시푸드 등 전문 레스토랑으로 가면 된다. 벨렉 지구의 특급 리조트들은 뷔페가 제공되는 메인 식당 말고도 여러 종류의 알 라 카르트(a la carte) 레스토랑을 공들여 운영하고 있다. 알 라 카르트 레스토랑은 애피타이저부터 샐러드, 메인, 디저트 등 원하는 음식을 코스로 주문하는 방식이지만 주문한 음식에 일일이 값을 치르지는 않는다고 한다.
알 라 카르트 메뉴에도 가격이 적혀 있지 않다. 뷔페처럼 무료인 곳도 있고 서비스 차지처럼 1인당 20~25유로 정도의 요금이 부과되는 곳도 있다.
●안탈리아 골프 여행의 매력
①덥지도 춥지도 않은 최적의 기후
연평균 기온 20℃에 300일 해가 뜨는 안탈리아에는 눈이 없다. 10월은 평균 14℃~27℃로 오전 라운드가 가능하고, 10℃~21℃인 11월에는 쾌적한 오후 라운드도 가능하다. 12월과 1이라고 해도 낮 최고 기온이 15℃에서 17℃ 사이로 한국의 늦가을 정도이고 월평균 강수량이 200 밀리리터 전후로 제법 비가 오는 편이다.
②올 인클루시브 호텔 시스템
안탈리아 지역 대부분의 특급 호텔들은 올 인클루시브 서비스를 제공한다. 매일 채워주는 미니 바를 비롯하여 호텔 내 라운지와 바, 디저트 숍 등 대부분의 시설과 식음료가 무료로 이용이 가능하다.
③선택의 폭이 넓은 골프 코스
17개 골프 코스가 벨렉 지구에 몰려 있어서 난이도와 코스 상태 등에 따라서 선택의 폭이 꽤 넓은 편이다. 골프장을 직접 운영하는 리조트들이 많은데 투숙하는 리조트 골프장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다양하게 조합해서 경험할 수 있다.
④완벽한 연습 환경
대부분의 골프장들이 클럽하우스 주변에 완벽한 연습 시설을 갖추고 있다. 천연 잔디에서 샷을 점검할 수 있는 드라이빙 레인지를 비롯하여 그린 주변 어프로치와 벙커샷까지 마치 실전과 같은 환경에서 줄 설 필요 없이 무료로 또는 매우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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