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냉면 맛집 4군데 소개합니다

자극적이지 않고 심심한 맛 때문에 뇌리에 강한 인상은 없지만, 무더운 여름철 냉면을 생각할 때 불현듯 떠오르는 평양냉면은 두 번, 세 번 먹다 보면 마성의 매력이 있는 음식이다.

 

37년 동안 운영해 오던 평양냉면 맛집인 을지면옥이 지난 6월 문을 닫을 때 수많은 단골손님이 찾아온 이유도 그런 마성의 매력을 느끼기 위해서였을 것이다.

 

언제 다시 영업을 재개할지는 모르겠지만 계속 생각날 것이다. 예전에는 고향의 맛을 그리워하는 실향민들이 주로 찾았던 음식이지만 최근엔 젊은 세대의 발길도 잦다고 한다. 여기서는 한 번 정도는 가보길 권할 수 있는 평양냉면 맛집 4 군데를 소개해 본다. 

 

명실공히 평양냉면의 성지라 불리는 평양면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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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은 평양냉면의 성지라 할 수 있는 곳인데, 6.25 전쟁 때 월남한 김경필 씨 부부가 1969년 개업한 평양면옥이다. 현재는 맏아들이 운영하고 있다고 하며, 위치는 경기도 의정부시 평화로 429번 길 7이다.

 

의정부에 위치하고 있는 평양면옥을 평양냉면의 성지라고 부르는 이유는 서울에서 좀 알려진 평양냉면 가게들이 평양면옥에서 유래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부모로부터 독립한 첫째 딸이 필동면옥, 둘째 딸이 을지면옥, 셋째 딸은 강남에 평양면옥을 오픈하였다.

 

이렇다 보니 서울 곳곳에 평양냉면을 전파한 시초가 되는 셈이다. 평양냉면 가게 중에서 국물은 맑은 편에 속하나 간이 좀 센 편이다. 얇은 면에 메밀 함량이 적어 쫄깃하면서도 톡톡 끊어질 정도의 찰기가 특징이다.  

진한 육수의 향을 자랑하는 우래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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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니 뭐니 해도 평양냉면의 매력은 단연 심심함 뒤에 깊게 베인 맛인데. 우래옥 평양냉면은 육수의 향이 진하기로 유명하며, 육수 빛깔부터 진하다.

 

평양냉면을 먹을 때는 먼저 젓가락 대기 전에 국물 먼저 마시며 시작하는 게 좋은데 그때 육수 향이 입안에 확 번진다. 면발은 탱글탱글하면서 잘 끊어져 후루룩 들어간다.

 

우래옥 평양냉면은 고명을 소고기 대신에 돼지고기로 바꿔 주문할 수 있는데, 이러면 양이 많아진다. 잡냄새나지 않고 씹는 맛이 좋은 돼지고기지만 비계를 즐기지 않는다면 비추한다. 우래옥은 2022 미쉐린 가이드에도 선정되었고, 위치는 서울시 중구 창경궁로 62-29이다. 

 

이보다 더 담백할 수 없다는 1953 연남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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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좋은 맛이란 반드시 담백한 것이라는 말이 있는데, 1953 연남 옥이 추구하는 맛의 가치이다. 이북 전통의 냉면 맛을 내기 위해 직접 반죽해서 면을 뽑아내는 ‘자가제면’ 방법을 사용한다고 한다.

 

굉장히 깔끔한 면과 국물이어서 먹고 나면 속이 편안함을 느낀다. 이곳에서는 함흥식 물냉면도 판매한다고 하니 평양냉면을 즐기지 않는 일행들과도 같이 식사할 수 있다. 1953 연남옥은 창녕에서 알려진 평양냉면 맛집인데, 이제 서울 망원동 분점에서도 즐길 수 있다. 위치는 서울시 마포구 희우정로 84이다.



 

평양 옥류관 출신 요리사가 재현하는 동무 밥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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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 옥류관 출신 요리사가 평양냉면 맛을 재현하는 곳으로 잘 알려져 있다. 좀 다른 것은 평양 옥류관에서 사용하던 꿩고기 육수를 구하기 어려워 소고기, 돼지고기, 닭고기 육수로 대체하였다고 한다. 그리고 동무 밥상의 요리사는 서울 입맛에 익숙해져 평양의 감을 잃어버릴까 봐, 서울식으로 조리된 음식은 가급적 입에 대지 않는다고 한다.

 

살얼음이 동동 떠 있는 다른 평양냉면들과 달리 진짜 평양냉면은 얼음을 넣지 않는다고 한다. 그만큼 면과 육수 위에 살짝 올린 꾸미가 더 정갈하게 느껴지는데, 심심한 그 맛은 두고두고 다시 찾게 만드는 진한 매력을 갖고 있다. 동무 밥상의 위치는 서울시 마포구 양화진길 10에 있다.


 

참고로, 평양냉면 먹을 때 간단한 팁을 소개하자면 냉면이 나오면 육수부터 먼저 마셔야 한다고 한다. 육수로 먼저 입안을 가볍게 적신 후 면을 먹으면 되는 것이다. 면이 대략 1/3쯤 남았을 때 국물과 잘 섞으면 육수와 메밀면이 또 다른 맛을 만들어낸다. 식초나 겨자를 뿌려먹는 것에 대한 의견들이 다양하고 분분한데, 이 부분은 취향대로 먹으면 될 것 같다. 다만 일전에 TV에서도 소개되었듯이 국물 위에 식초를 두르기보다는 면에 뿌려서 먹으면 맛이 더 살아난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