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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od

러시아 보르쉬 먹으면서 추위를 녹여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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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전통음식인 빨간 색깔 나는 수프 “보르쉬” 라고 아시나요.

출처 msbing

 

산속에 또는 집 주변 작은 언덕 위에 나무들이 봄부터 가을 초까지 녹색의 향연을 벌이곤 하는데 자주 눈길이 간다. 초록색 잎새들이 살랑살랑 흔들리는 것을 보면서 눈을 쉬게 했는데 가을로 넘어오고 겨울로 들어서면 하루가 다르게 황금색으로 물들어 간다. 그렇게 눈을 통해서 변해가는 색깔로 자연의 이치를 확인하는 것도 세상을 살아가는 재미 중 하나가 아닐까 한다.



요 며칠 사이 점점 쌀쌀한 한기를 느끼며 얼굴과 몸을 움츠리게 하는 제법 차가운 바람도 마주하곤 한다. 녹색으로 푸르렀던 나무들이 차가운 바람으로 흔들거리더니 노랑 나뭇잎이 다 떨어져 나가고 어느 순간 자기만 남아있는 모습을 어느 한순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앙상한 가지의 모습은 허무하게 느껴지는데, 다 떨어져 나가는 낙엽들이 즐비하게 쌓여있는 거리를 보는 것은 마치 이별의 아픔처럼 진한 서글픔으로 다가오는 계절에 서있다.



날씨가 추워지게 되면 음식을 먹을 때 뭔가 뜨거운 것을 찾게 되는데, 한국 사람들은 주로 매운탕이나 지리, 어묵 국물 등을 열심히 찾고 매운 라면 국물도 맛있게 먹는다.

 

더욱이 겨울로 들어서면 가을이나 여름보다 훨씬 더 자주 뜨끈뜨끈한 국물이 생각나는데, 문득 오래전에 어디에선가 먹었었던 러시아의 빨간색 수프가 떠오른다. 그래서 얼마 전에 러시아의 수프인 보르쉬를 만들어 먹어보았는데 오랜만에 맛보아서 그런지 매운탕 맛과는 색다른 느낌이다.



러시아 보르쉬는 러시아를 대표적인 전통 음식 중의 하나로, 전 러시아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음식이고 일 년 내내 먹어도 질리지 않는 수프라고 한다.

출처 msbing

 

한국인들이 밥상에 빠지지 않고 국을 올리는 것과 마찬가지로 생각하면 된다. 그런데 러시아 사람들은 삼시 세끼보다는 점심때 무조건적으로 수프를 먹는 습관으로 길들여져서 있다고 한다. 집이나 식당에서 가장 많이 나오는 게 빨간색이 나는 수프 바로 보르쉬이다. 이 수프가 왜 빨간색이냐 하면 빨간 무(비트)와 토마토가 꼭 들어가 색깔을 내기 때문이라고 한다.



보르쉬는 돼지 뼈를 푹 고와 낸 국물에다가 빨간 무와 감자, 당근, 양파를 넣고 오랫동안 끓여낸 음식이다. 물론 마늘도 들어가고 후추와 토마토소스도 첨가해서 뭉글게 끓여진 수프는 붉게 물들고 식욕을 자극한다. 이렇게 잘 끓여진 보르쉬를 마지막으로 장식하는 것은 하얀색의 스메타나와 향채 중 하나인 우쿠릅이다.

 

'스메타나'라고 하는 것은 우유로 만든 사우어크림 종류인데 러시아 사람들의 거의 필수적인 식재료이다. 러시아는 상당기간 동안 추운 날씨에 노출되어 있어서, 유제품들이 특히 많이 발달되어 있으며 스메타나 말고도 케피르라는 사우어 밀크와 치즈, 아이스크림 등도 즐겨먹는다. 이렇듯 보르쉬는 영양을 가득 담고 있어서 왕성한 활동이 많은 낮 시간에 주로 즐겨 찾는 것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빨간색이 나는 보르쉬에 하얀색 스메타나가 퐁당 들어가면 희석되어서 분홍색으로 보인다. 뜨거운 수프인 보르쉬는 메인 음식을 먹기 전에 꼭 나오는데 추위에 얼어있던 몸과 마음이 보르쉬를 한입 떠먹는 순간 나른하게 풀어지고 긴장감을 무장해제시키면서 온 몸이 훈훈해지고 마음도 넉넉해지는 경험을 할 수 있다고~

 

보통은 보르쉬를 먹고 난 뒤 육류나 소시지, 빵 등과 같은 메인 음식들 먹지만 정해진 룰이 있는 것이 아니기에 같이 먹어도 상관은 없다. 러시아 사람들은 떨어지는 빵 부스러기도 보르쉬 수프에 적셔서 깨끗이 먹고 나면 이마에 땀방울이 송송 맺히기도 하고 얼굴에 화색이 만연 해지는 듯 함을 느낀다.



빨간색의 수프 보르쉬는 러시아 사람들에게는 떼려야 뗄 수 없는 불가분의 음식으로 오래전부터 그랬았고 앞으로도 영원히 러시아 사람들로부터 사랑받는 음식으로 남을 것이다.

출처 msb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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