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으로 중남미 커피를 말할 때면, 브라질, 콜롬비아, 과테말라, 코스타리카 커피를 주로 얘기하는데, 솔직히 페루 커피에 대해서는 들어본 적이 없다. 그런데 페루 커피의 가능성을 확인하고 싶어 하는 이들의 이야기가 있다. 이들은 세상을 깜짝 놀라게 하고 싶어 한다고 한다.
페루 하엔에 위치하고 있는 오리진 커피랩 창고에서 호세 리베라 대표(왼쪽)와 그의 아내이자 총괄 매니저인 마리아 그라시아스 부부가 포즈를 취하고 있는 모습.
페루 하엔에 위치하고 있는 오리진 커피랩의 호세 리베라 대표는 페루 커피의 가능성을 보고 미국에서 페루로 과감히 돌아와서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페루 커피로 세상을 깜짝 놀라게 하고 싶습니다. 페루 커피의 명성을 올려 커피를 재배하는 생산자들과 다 같이 잘 살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제 목표입니다.”
오리진 커피랩 ‘호세 리베라’ 대표는 휴가 때 맛본 고향인 페루 커피 맛에 ‘매료’되어 생산자와 소비자를 연결하는 페루 커피를 수출하는 종합회사를 설립하였다.
막 수확한 페루 커피 열매 모습.
리베라 대표는 하엔에서 태어나 인근 지역에서 성장하였는데, 조부모는 증조부모가 운영하던 피우라 지역의 커피 농장에서 결혼식을 하였을 정도로 리베라 대표 가족의 커피 재배 역사는 200년 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고 한다.
그는 “조부모가 하엔 인근 지역인 샌 이그나시오에서 커피나무를 재배하기 시작했고 아버지도 같은 지역에서 커피 협동조합을 꾸리며 일했었다”라면서 “커피농장에서 성장했기 때문에 주변에는 항상 커피가 있었다”라고 회상하고 있다.
커피 집안의 커피 청년으로 쭉 성장한 리베라 대표는 커피 로스터와 커퍼(커피 맛을 평가하는 사람)로 페루 수도 리마의 한 카페에서 일했었는데, 여기서 지금의 부인인 마리아 그라시아스와 미국 유학을 떠나면서 2012년 둘은 시카고로 이주했다고 한다.
시카고 신흥 스페셜티 회사인 메트릭 커피에서 커피 로스터로 일하면서 스페셜티 커피 세계에 눈을 뜨게 되었다고 한다. 시카고라는 지역은 전 세계에 ‘제3의 물결’로 불리는 스페셜티 커피 바람을 거세게 불러일으킨 인텔리젠시아가 탄생한 곳으로, 2010년대 초반에 시카고에서는 스페셜티 커피 문화가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었다.
리베라 대표는 “나는 페루 사람이지만 나조차도 페루 커피에 대한 믿음이 없었다”라면서 “당시만 해도 페루에는 스페셜티 커피가 없었는데, 2017년 공향인 하엔에서 보낸 2달의 휴가가 내 인생을 바꿨다”라고 회상하고 있다.
2017년 휴가로 찾아왔던 페루 하엔에서 부부는 드디어 인생을 바꿀 결심을 하게 되는데, 당시 리베라 대표의 사촌이 샌 이그나시오에서 소량으로 스페셜티 커피를 생산하고 있었다. 여기서 부르봉 종의 커피를 마시고 “페루 커피도 이렇게 맛이 좋을 수 있다”라는 생각이 번뜩 들었다고 한다.
현재 오리진 커피랩에서 창고 관리와 총괄 매니저 역할을 하고 있는 그의 아내는 시카고에서는 호텔리어였었다. 그의 아내는 “커피 한 잔을 계기로 2달의 휴가가 6개월로 연장되었고 결국 부부가 함께 페루로 이주하기로 마음먹었다”라고 전하고 있다.
2018년 지인에게서 2만 달러를 발려 회사를 세우고 본격적으로 생산자와 소비자를 연결하는 일을 시작하는데, 처음에 3명으로 출발한 이 회사는 현재 23명이 일하는 어엿한 커피 종합회사로 성장하고 있다.
미국에서 쌓은 경험, 인맥으로 오리진 커피랩은 페루 농부가 생산한 커피를 직거래하며 한국, 유럽, 미국, 등지에 수출을 돕고 있다. 오리진 커피랩은 초기 부산 스페셜티 커피 회사와의 직거래를 통해서 페루 스페셜티 커피를 부산에 알리는 데 큰 역할을 하였다고 한다.
무엇보다 오리진 커피랩의 가장 큰 역할은 자신이 재배하는 커피의 가치를 모르는 농부에게 그 가치를 알려주고 더 좋은 커피를 생산할 수 있도록 독려하고 도와주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 5년간 오리진 커피랩과 함께 하였던 커피 생산자의 삶에는 큰 변화가 생겼는데, 하엔에서 2시간 20분가량 위치하고 있는 라 팔레스티나 농장을 운영하는 생산자 호세 알라르콘 씨가 좋은 예이다. 이전에 커머셜 커피만을 재배하던 알라르콘 씨는 2017년 오리진 커피랩과 만나면서 볼리비아에서 열린 커피 세미나에 참석하였고 이때부터 스페셜티 커피를 재배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알라르콘 씨가 재배한 커피는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스페셜티 커피 회사에 판매되면서 이름을 알렸고, 이후 원래 1만 평방미터당 1000달러 정도의 가격이었던 것을 1만 8000달러까지 받게 되었다. 1시간 넘는 비포장 산길로 가야 했던 라 팔레스티나 농장에는 현대식 부엌이 설치되고 세탁기, 와이파이도 구비하게 되었다. 커피가 알라르콘 씨와 10명이 넘는 그의 가족의 삶을 변화시킨 것이다.
리베라 대표는 라 팔레스티나 농장 위의 60만 평방미터의 땅을 매입해 앞으로 소농들과 과학적으로 커피나무를 재배할 계획도 세우고 있다. “아직까지 커피 생산국과 소비국 사이에 위계가 있지만, 생산자와 소비자가 동일 선상의 파트너로서 일할 수 있도록 페루 스페셜티 커피의 품질을 높이고 가치를 알리는 데 돕고 싶다.”라고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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