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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 코카콜라는 더 맛있다는 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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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라는 나라를 잘 모르고 있는 사람들도 알고 있다는 사실이라고 합니다.

 

멕시코와 중남미에 대해서 잘 모르는 사람들도, 아마 어디선가 누군가에게서 한 번쯤은 흘려 들었을법한 얘기가 있다.

바로, 멕시코에서 판매되는 코카콜라가 다른 나라의 코카콜라보다 더 맛있다는 얘기다. 필자도 예외는 아닌데, 멕시코에 대해서는 타코, 브리토와 칸쿤 정도만 알고 있는데 멕시코의 코카콜라는 왠지는 모르겠지만 뭔가 좀 더 맛있다고 들어본 적이 있는 것 같다.

 

코카콜라 맛 이야기를 하기에 앞서 잠시 옆길로 새보는데, 그 이유는 멕시코 코카콜라가 왜 다른 지역 코카콜라와 다른지 연결고리가 있기 때문이다. 

출처 msbing

 

먼저, 우리나라의 경우를 살펴봅시다.

우리나라에서 코카콜라를 제조, 판매하는 회사가 어디인지 알고 있나요? 예전의 기억으로는 두산이라고 알고 있었는데 현재는 바로, 'LG 생활건강'이라고 한다. 뭐~ 이미 알고 있다고 고개를 끄덕이는 사람이 있을 테고, 아마도 고개를 끄덕이는 사람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어~ 정말?'이라며 갸우뚱할 것 같다.

 

코카콜라는 '보틀링 시스템(Bottleing System)이라는 독특한 시스템이 있다고 한다.

전 세계를 COVER 하는 판매량을 일일이 다 대응하지 못하기 때문에 만들어진 시스템이라고 하는데, 이 시스템은 옛 코카콜라 CEO였던 아사 캔들러가 고안해낸 것으로, 각 지역별로 병 제조업자인 보틀러들과 계약을 하여 코카콜라 본사는 코카콜라 원액만을 제공하고 생산해내는 방식이라고 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첫 번째 보틀러는 1968년 두산 그룹 산하의 한양식품이었고, 그 뒤를 이어서 우성식품, 범양식품, 호남식품, 서라벌 식품 등이 있었다고 한다. 그러다가 1997년 코카콜라는 이들 회사를 인수하여 직영 시스템으로 전환하였다고 한다. 여기서 재미나는 사실이랄까 일화가 있는데, 그 당시 범양 식품은 코카콜라 본사의 인수를 거부하였고 그때 탄생한 것이 기억나는지 모르겠지만 바로 '콜라독립 815'라는 제품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이렇게 직영시스템으로 전환하였지만, 직영체제 이후 오히려 큰 적자에 허덕였었다고 한다. 그리하여, 2007년 10월 LG 생활 건강에 인수되었고 '한국 코카콜라 보틀링(주)'에서, 2008년 3월경 '코카콜라 음료'로 상호가 바뀌게 되었다고 한다.

 

그렇다면 멕시코의 보틀러는 어떤지 알아보자.

 

코카콜라의 경영방식을 대입해보면 멕시코도 역시 보틀링 시스템을 가지고 있었다.

멕시코 보틀러는 아르카 콘티넨탈(Arca Continental)이라는 회사인데, 주로 탄산음료부터, 주스 그리고 생수와 간식거리까지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있는 회사이다.

 

코카콜라 본사에서는 신비스러운 베일에 감춰져 있는 코카콜라 원액만을 공급하지만 단맛을 내는 감미료에 대해서는 지역별로 어느 정도의 자율권을 주고 있다고 한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일반적인 코카콜라는 단맛을 내는데 과당 옥수수 시럽을 사용하지만, 멕시코 코카콜라는 사탕수수 설탕을 사용하고 있다고 한다. 아무래도 사람들은 사탕수수 설탕이 실제로 더 맛과 건강에 좋다고 믿는 경향이 있다고도 한다.

 

그렇다면 궁금한 것이 왜 멕시코에서는 옥수수 시럽 대신에 사탕수수 설탕을 사용하는지 이유가 궁금하다.

멕시코 정부는 1997년과 2002년 두 차례에 걸쳐서 고과당 옥수수 시럽에 대한 세금을 통과시키려 했었지만 두 번의 케이스에서 세계 무역기구(WTO)가 전부 미국의 손을 들어주면서 일단락되었다고 한다. 그러나 멕시코의 사탕수수 농부들을 위한 이러한 멕시코 정부의 노력은 계속 추진되었고 궁극적으로는 소규모 기업을 지원하는 윤리적 소비의 상징이 되기도 했다고 한다.

 

슬픈 멕시코 코카콜라의 소비와 통계를 살펴봅시다.

멕시코는 다른 어떤 나라보다도 1인당 탄산음료 소비가 높은 국가 중 하나이다.

이는 멕시코의 주요 사망 원인인 비만, 당뇨와도 깊은 관련이 있다. 그래서 멕시코의 코카콜라 병엔 항상 담배 경고문구와 같이 'Exceso Calorias', 'Exceso Azucares(과대한 칼로리, 과대한 설탕)'라는 칼로리와 설탕 과잉섭취를 경고하고 있다.

 

아래 통계에서 알 수 있듯이, 멕시코는 다른 나라 평균치는 물론이고 미국보다도 약 2배 이상의 코카콜라를 마신다고 한다.

1인당 연간 176리터, 496캔에 달하는 수치인데( 평균 1일 1.6캔- 정말 무지 많이 마시는 듯~), 멕시코는 식수 사정이 좋지 못한 나라이다. 이러한 환경 때문에 음료들이 물을 대체하고 있고 느끼한 맛의 멕시코 음식과 궁합이 잘 맞으면서, 구미를 확 당겨주는 탄산음료들이 자연스럽게 멕시코 사람들의 과잉 섭취를 만들게 하였다는 것이다.

 

참고로 멕시코 인구는 약 1억 3천만 명(세계 10위권)이니, 코카콜라 입장에서는 거대한 시장 중 하나일 듯하다. 단순 계산으로 1인당 1일 평균 1.6캔을 마신다고 하니, 1년에 2억 8백만 캔이고 금액으로는 1캔당 800원으로 가정 시 약 1700억 원 정도가 된다.

여기서 멕시코 출신 방송인인 크리스티안 부르고스가 한 말이 생각난다. 멕시코에 가면 1.5리터보다 더 큰 코카콜라 사이즈가 있고, 멕시코 가정 어디를 가더라고 식탁 위에 항상 코카콜라가 있다고 말했었고, 왠지 자신도 잘 모르겠지먼 멕시코 코카콜라가 더 맛있다고도 어느 유튜브 채널에서 말하기도 했었다.

 

출처 brunch

1.75리터의 멕시코 코카콜라 

 
 

 

이러한 멕시코 사람들의 코카콜라 과잉 섭취 결과는 참혹할 정도이다.

탄산음료 대중화가 확산되기 시작한 2006년부터 2012년까지 약 50만 명이 당뇨병으로 사망하였고, 절단 수술을 받은 사람이 75,000명에 이른다고 한다. 터프츠 대학의 프리드먼 영양 과학 및 정책 학교의 연구원들은, 설탕이 첨가된 음료 섭취로 인해서 예방 가능한 사망률이 방글라데시의 경우 72명인데 비해서 멕시코는 24,000명으로 추정된다는 논문을 발표한 적이 있다고 한다. 한 의료 관계자는 이러한 사망률은 멕시코 내 조직범죄보다 더 많은 희생을 만들어냈다고 언급하였다고 한다.

 

뭐 상황은 그렇다 치고, 그래서 멕시코 코카콜라가 정말 더 맛있는 건지 궁금해진다.

 

멕시코 코카콜라가 더 맛있냐는 질문에 대한 대답은, 굳이 말하자면 '원효대사 해골물'이라는 Key-word를 꺼내 들어야 할 듯하다.

 

말 그대로이다. 그 맛은 기분에 따라 다르다는 것이다. 사탕수수 설탕이든, 고과당 옥수수 시럽이든 그 둘 모두 포도당과 과당으로 구성되어 있고 그 둘 모두 우리 몸에서 분해되는 방식도 동일하다. 와인을 구분하는 소믈리에와 같이 콜라 맛을 구분하는 전문가가 있다면 그 미세한 차이를 알아낼 수도 있겠지만, 일반적인 입맛으로 보자면 멕시코의 코카콜라 맛이 다른 나라의 맛보다 더 맛있다는 실체적이고 구체적인 감각은 없다는 것이다. 어찌 보면 같이 먹는 음식의 종류에 따라 같은 콜라라도 맛이 다르게 느껴지는 게 아닐까 생각한다.  

 

'맛있게 먹으면 0칼로리'라는 말도 있지만, 어쩐지 멕시코 코카콜라 소비와 건강에 대한 통계를 보자면 이렇게 가볍게 농담할 내용은 아니란 생각이 든다.

콜라 병에 적혀있는 검은색 경고 문구도 다시 생각해보니 꽤나 묵직하게 느껴진다.

 

멕시코 코카콜라가 더 맛있을까란 질문으로 검색을 해보면, 거의 모든 내용 마무리 부분엔 '적당히 마시자'란 얘기가 나오는 이유인 것 같기도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멕시코 타코 요리와 코카콜라는 피할 수 없는 조합인 걸까 의문이 든다.

출처 msb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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